노을 만 평
누가 잡아만 준다면
내 숨 통째 담보 잡혀 노을 만 평쯤 사두고 싶다
다른 데는 말고 꼭 저기 폐염전 옆구리에 걸치는
노을 만 평 갖고 싶다
그러고는 친구를 부르리
노을 만 평에 꽉 차서 날을 만한 철새
한 무리 사둔 친구
노을 만 평의 발치에 흔들려줄 갈대밭
한 뙈기 사둔 친구
내 숨에 끝날까지 사슬 끌려도
노을 만 평 사다가
친구들과 옛 애인 창가에 놀러가고 싶네
- 신용목,『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』(문학과지성사, 2004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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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러한 풍경을 본 적이 있다. 갈대밭은 노을빛 닮은 만 평 금빛 바다로 변하고 시름 없는 철새떼 노을에 무수한 점 찍으며 날으는. 폐염전 옆구리는 아니었지만, 며칠 전 찾은 순천만의 노을 무렵이 딱 저러하였다.

